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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든 환영받고 모든 일이 수월하며, 재수 좋은 일들로 인도해주는 날을 기대합니다만, 아시다시피 현실은 매해 비슷한 양상으로 이어집니다.

신축년도 경자년도 무술년도 정유년도 병시년도 을미년도 갑오년도 계사년도 임진년도 때로 웃고 때로는 행복해 발걸음이 가볍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고 때로는 감격에 겨워 가슴 뭉클한 감정을 느끼는 날도 아주 드문드문 있었고 이보다 더 많은 날을 세파에 지쳐 무기력하게 깊은숨을 내쉬거나 누군가를 원망하고 헐뜯느라 인상을 찌푸리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오지 않은 날들을 살아갈 제 태도 또한 달라질 일 없으니 딱히 낙심하진 않습니다. 잠시 성내도 분명 곧 온화해질 겁니다. 세상에 두고두고 곱씹을 만큼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요. 다 지나면 잊힐 일이고 사람이었습니다.

수십 해 산 경험 덕에 그들이 제 인생을 흔들게 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으니 보람찹니다.
한참 일할 때는 휘몰아치는 일로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가 저녁 뉴스 끝나자마자 지쳐 쓰러져 잠드는 날이 365일 중 한 200일쯤 되리라 짐작하는데,
'저녁이 있는 삶'이 저 멀리 안드로메다 거리만큼 멀게 느껴져도 더디지만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제 모습을 스스로 대견해하며 낙담보다는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하고 또 새로운 내일을 맞이 했습니다.

어려워도 다시 하면 되죠 뭐, 지금까지 그래왔거든요.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어르신들 고리타분한 말이 뭔지 알게 돼서 딱히 멀리서 행복을 찾지 않으므로 특별히 조급증 부릴 일은 없고 지나친 과잉 칭찬에도, 매몰찬 비난에도 적당히 거리 둘 줄 아니 크게 좌절하거나 실패할 일도 없습니다.

계묘년의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날들은 맑고 흐리기를 반복하겠으나 또 잘 흘러 갈거고 연말이면 무탈하게 지나간 한 해에 위로를 받고 있을 겁니다.

계묘년이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라며, 모두 건강하게 크게 좌절할는 일 없이 이렇게 가끔 뉴스레터로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합니다.

2023년 모두 건강한 한해 보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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